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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소비는 상품이 아니다! 책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를 읽고

Everly. 2022. 7. 6. 06:28

비즈니스를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는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의 대표이사이자, 일본에서만 약 1,500개에 이르는 츠타야(TSUTAYA) 서점을 운영하는 사업가이다.

이러한 츠타야 서점은 단순하게 보면 책, DVD, CD(음반), 영화 등을 대여하는 일반적인 서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츠타야에서 판매하는 것은 “라이프스타일” 이라고 강조한다.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서점. (사진 출처: LIVE JAPAN)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이에 따른 기획,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츠타야 서점에 반영되었는지를 얻어갈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는 책과 영화 등을 대여해주는 서점이라고 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책과 영화를 대여해주는 사업은 츠타야 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많이 하고 있고(심지어 도서관에서는 무료로 제공한다), 이미 디지털 시대로 넘어간 오늘날은 ‘지는 해’에 가까운 사업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으며, 굳이 이런 서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전자책이나 OTT 서비스로 음악, 영화 및 콘텐츠를 보는 게 더 쉬운 일이 되었다.

 

하지만 고객은 늘 “라이프스타일”을 사고 싶어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그러고 있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마스다 대표는 비디오 가게를 한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마켓을 개척한 것이라고 말한다.
고객에게 물건을 판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IT 시대가 도래하고 스마트한 세상이 전개되어도, 고객은 여전히 라이프스타일을 구매할 것이며, 이를 위한 공간과 장소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지속하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
- 책 속에서 p.220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츠타야 서점에서 팔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그 의미를 정리해보았다.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서점

이 책에서 츠타야 서점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것이다.

소유를 대행한다.

 

즉, 모든 건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츠타야 서점이 책, DVD, 영화 등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대여’ 를 중심으로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굳이 어떤 책이나 영화가 좋다고 그걸 꼭 사서 소유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츠타야 서점에 모든 것이 다 있으니, 당신은 보고 싶은 게 있으면 여기 와서 빌리면 돼! 라는 것이 포인트이다.

 

저자는 사업에 필요한 것은 2가지라고 하는데, 바로 ‘고객’과 ‘상품’ 이다. 그래서 그는 어떤 고객을 타겟(target)으로 설정할지, 그리고 어떤 가치를 담은 상품을 제공할지를 고민한다. 

 


1. 고객 관점

츠타야 서점은 일본에서만 약 1,500개의 매장이 있는데, 이 책은 그 매장들 중에서도 도쿄 내의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서점을 주제로 하고 있다.

다이칸야마는 도쿄 내에서 녹음이 우거져 있고, 부유층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비교적 한적한 동네이다. 그가 많은 지역 중에서도 다이칸야마에 집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는 좀 더 여유로운 동네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고자 했는데, 거기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다이칸야마였다.

 

다이칸야마 (사진 출처: Gotokyo)

저자가 설정한 주 타겟은 바로 “프리미어 에이지”인데, 이들은 바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1947~1949년 사이 출생)를 의미한다. 저자는 츠타야 서점에 오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멋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멋진 사람들은 경제성장기를 이룩하고 은퇴한 프리미어 에이지들이었다. 여기에 이들과, 프리미어 에이지를 존경하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서로 존경심과 시선을 느끼게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왜 이렇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중시할까? 그 이유는 과거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도가 훨씬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는 디지털 사회이기에 모든 것을 인터넷 세상에서 할 수 있다. 심지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마찬가지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매우 활발하다.

하지만 저자는 역시 “양보다는 질이다!” 라는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바로 “진실된 커뮤니케이션과 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츠타야 서점에서 만드려고 했다. 그러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모일 수 있는 드넓은 공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쿄 → 두 개가 결합된 다이칸야마에 츠타야 Book&Cafe를 만든 것이다.

 

비슷하게 나 또한 느끼는 바가 많았다. 도쿄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 서울에 빗대어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원래 지방 소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대학은 서울에 오면서 졸업 후에도 서울에 자취를 하고 있다.

 

서울에 오는 것의 이점이 (학교 말고) 무엇이 있을까? 를 떠올려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양한 사람들과의 풍부한 대화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대학생 때는 다양한 지역에서 온 학교 친구들이나 다른 학교 친구들(심지어 외국인 친구들까지!)과 말할 기회가 풍부하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사고방식’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혼자 깨닫는 것도 있지만 아직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은 20대 때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형성되는 것도 크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방에 비해 서울에는 문화 시설도 참 잘 되어 있어서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건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역시 직접 피부로 느껴 보고 진정한 소통을 해야 더 와닿기 마련이다.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특히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려고 기회를 찾고 있다.

 


2. 상품 관점

앞에서도 간단히 말했지만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에서 팔고 있는 것은 바로 ‘가치’ 이다.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서점이 어떻게 생겼느냐일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건축 공모전까지 열면서 많은 건축가들을 모아 서점을 만들었다. 츠타야 서점이 ‘여유’를 주고 ‘신선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 만큼, 저자는 매장 이미지를 "집"으로 설정했다. 즉, 편안하면서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곳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카페"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

 

츠타야 서점 내부 (사진 출처: pinterest)

 

내부의 편안함뿐만 아니라 츠타야 서점의 외부도 인상적이다. 츠타야 서점은 책과 영화를 판매하는 곳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카페(스타벅스가 입점해있다)가 있고 이것이 T자로 연결되어 있다.

외관은 포스팅 맨 앞의 사진에서도 나와 있듯 굉장히 심플한데, 이는 츠타야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심플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외관이라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업이나 비즈니스 쪽으로는 문외한일 정도로 잘 몰랐었는데, 올해부터는 관심을 갖고 관련 책도 읽어보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도 비즈니스 추천책으로 읽어보게 되었는데 창업을 위해서는 트렌드와 사람들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선 2011년 출판되었고 우리나라에선 2014년에 번역되었는데, 10년 전의 책이긴 하지만 여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오프라인 창업을 하시는 분들 중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  츠타야 서점 또한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잘 나가고 있고, 다이칸야마에서는 츠타야 서점이 랜드마크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나도 도쿄 가면 방문 예약!😍) 그 차이점은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하는 통찰력 덕분이지 않을까.

 

츠타야 서점에 대해 검색해보다 다음의 기사를 발견했다. 2018년 기사에 따르면 1년 만에 츠타야 서점은 72개나 문을 닫았다고 한다.

 

1년 만에 72개나...문 닫는 츠타야 서점 왜? - 프레스맨

지난해부터 츠타야의 폐점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1년 정도의 기간안에 전국적으로 72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롯본기 같은 도심부의 점포뿐만 아니라 교외나 주

www.pressm.kr

 

제목을 보고 역시 오프라인 비즈니스라 현대 트렌드와는 안 맞는 걸까? 싶었는데, 기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내가 언급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매장을 더 늘리기 위해서라고..!

그만큼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것은 지금 시대에도 매우 가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도 창업 열풍이라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비즈니스도 많이 생겼듯이.

 

지금까지도 잘 나가는 ‘츠타야 서점’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저자의 통찰력이 놀랍고, 그의 철학을 읽으며 느끼는 바가 많았던 책이었다. 간단하게 읽기 좋은 책이라,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저자의 경영 철학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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