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런트(Different)> 문영미 저, 2021.03.28 완독
저번 학기에 들었던 '경영학원론' 교수님께서 하신 이야기가 있다. 기업들은 자사 그리고 그들의 경쟁사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포지셔닝 맵을 그리고, 모든 분야(ex. 품질, 디자인, 가격 등)에서 뛰어난 곳에 위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모든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끌어들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곳에 위치하여 1위 기업이 되고자 하는 목표가 오히려 기업들로 하여금 차별성을 잃게 한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 바로 이 '디퍼런트' 였다. 한번쯤 읽어보라고 하셨는데, 정말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
(이 포스팅은 제가 책의 중요 내용을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 쓰는 포스팅으로, 책의 내용이 스포일러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 경쟁하는 무리들. 현대 사회에서의 기업의 경쟁 양상이 어떤지를 묘사한다.
2부: 경쟁은 없다.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브랜드들은 어떤지 예시를 통해 알아본다.
3부: 미래의 비즈니스. 저자가 생각하는, 나중에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 아이디어 브랜드는 어떤 기업이 될지를 알아본다.
우선 1부에서는 현대 사회의 기업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를 묘사한다. 그리고 경쟁우위(차별점)을 갖고 있어야 한다! 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려고 계속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왜 서로 더 비슷해질까? 의 원인을 명백하게 밝힌다.
<'평가'의 역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위한 시장조사를 하고, 평가 항목별로 소비자들의 평가가 어떤지 나왔다고 하자. 그럼 대부분의 기업들은 가장 평가점수가 낮은 항목을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다 이러고 있다는 것이 문제! 그래서 기업들은 다들 비슷해진다. 특히 경쟁이 심한 기업일수록((과잉)성숙기 시장의 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하지만, 극소수의 발전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가장 평가점수가 높은 항목을 더욱 발전시키려고 한다. 이것이 진정한 '차별화'이다. 우리는 이 접근을 해야 함!
그래서 저자는 시장조사 등의 '평가'를 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에게 더 안좋을 수 있다고 보았다. 일반 학급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못하는 부분만 더 올리려 하고, 잘하는 부분은 건드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럴수록 장점이 부각되지 않고 모든 능력이 평준화될 뿐이다. 그래선 차별성을 갖출 수 없다. 그래서 때로는 구체적인 (평가) 기준이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더 창의적이고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진화'의 역설>
모든 기업이 발전을 위해 달려가지만, 마지막에 도달하는 것은 공동의 파멸뿐이다.
차별화되기 위해 한 기업이 획기적인 서비스 or 전략을 내놓으면, 관련기업들이 모두 따라해 그게 업계표준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그 획기적인 전략은 구식이 되어버리지.
이렇게 기업들이 한 서비스를 내놓기까지는 많은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지만, 소비자의 만족도는 잠깐 올라갈 뿐 큰 변화가 없다. 심지어 '다음엔 더 좋은 게 나오겠지?' 라며 더더더 좋은 상품이 나오길 기다린다.
즉, 기업은 열심히 노력해도 수입엔 큰 차이가 없고, 더 높아진 소비자의 만족기준에 의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여기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사실 과거-현재-미래로 오면서 많이 바뀌었지만, 세부적인 부분이 바뀌었을 뿐 전체적으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그래서 현재 처해 있는 경쟁상황의 일년 전-지금-일년 후의 시점을 자유롭게 돌아다녀보라고 말이다.
여담이지만, 지금 내가 취준생이라.. 이런 기업들의 시장상황이 현재의 취업시장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취업시장도 해가 갈수록 고스펙자들이 쏟아지는데, 그럴수록 그게 평균스펙이 되어버려서 결국 쌓아야 하는 역량은 더 늘어나버린다.. :(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전체적인 취업 준비생의 스펙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불필요한 스펙은 쌓지 말고, 그 기업과 직무에 해당하는 스펙만 준비하는 게 어떨까? (그리고 이 스펙들만 더 많이! 개발한다면 차별화되겠지?)
<카테고리 평준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역설적으로 기업들은 더 비슷해진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런 시장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브랜드들 간 차이를 찾기보다는 그 카테고리에 대해서만 잘 알게 된다. (ex. 메가커피와 빽다방 등의 커피전문점에 대해, 소비자들은 두 브랜드의 차이보다는 "커피시장"이라는 카테고리에만 관심을 갖고, 더 혜택을 준다거나 더 가격이 싼 곳에 가서만 구입한다.)
즉,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것.
이것도 여담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요즘 시대엔 물건을 만드는 특정 기업보다는, 그 물건들을 카테고리별로 모아서 마케팅하는 올리브영, 편의점 등의 플랫폼이 더 좋은 것 같다.(왜냐면 맥주를 사더라도 그 브랜드 맥주라서! 라기보단 맥주들 중에 얘가 세일해서! 사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런 시장의 현실 속에서 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 답은 "새로운 시각" 이다.
이럴 때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가치를 전해주는 브랜드들이, 이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이것이 바로 2부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브랜드의 종류를 3가지(역브랜드, 적대 브랜드, 일탈 브랜드)로 지칭하고 이에 대해 설명한다.
- 역브랜드: 현재 경쟁하는 기업들은 너무 많은 가치를 전해주려 하고 있다. 불필요한 가치를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 (ex. 구글, 애플)
- 적대 브랜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부 소비자"만에 초점을 맞추고, 이들만 만족시키는 브랜드. 즉, 틈새시장을 노림. (ex. 이케아, 홀리스터)
- 일탈 브랜드: 카테고리를 바꿈으로써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는 브랜드. (ex. 로봇 강아지(가정용 로봇-> 애완견), 하기스(유아의 기저귀-> 어린이용 팬티), 시리얼(과자-> 아침식사))
모두 "새로운 관점"으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브랜드들이다.
너무 익숙하면 지는 거다!
유사성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기업 홍수 속에서, 이런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또,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 받는다!
마지막 3부에서는, 미래의 비즈니스에서 이길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지 저자의 생각이 드러난다.
<2%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움직인다>
사람은 너무도 모순적이고 다양한 행동을 보인다. 비즈니스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보니, 마찬가지다. 친숙함을 원하다가도 새로운 것에 열광하고, 미래를 꿈꾸다가도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소비자의 행동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에 맞서 비즈니스 세계의 기업들은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2%의 아이디어다.
기업은 경쟁자와 자사를 비교하면서 차별화를 강구할수록, 더욱 비슷해진다. 진정으로 차별화를 원한다면, 소비자의 시선에서 경쟁환경을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보편적인 흐름에서 빠져나와 자신만의 고유함을 강조하는 것, 이것이 차별화이다.
그렇다. 진정한 차별화는, "다른 기업과의 경쟁이나 다른 기업에게서 없는 것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의 틀" 이다.
또한 시장조사나, 다수의 여론을 너무 믿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새로운 관점의 접근방식은 다수에게 야유를 받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다수의 여론에는 창조성이 아예 들어있지 않다. 그러니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면, 밀고 나가서, 자신의 말에 공감하는 소비자를 끌어들여 내 편으로 만드는 게 현명한 방식!
이 책이 2011년에 출간되었지만, 지금도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이 하는 방향을 그대로 따라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정말 유익하고도 재밌는 책이었다. 그리고 기업뿐만 아니라, 자기 PR이 중요한 요즘 시대에, '난 남들과 달라!' 라는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 비즈니스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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