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단편선 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더클래식
정말 유명한 책인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간단한 단편 소설들을 묶은 책이라 약 3일 정도만에 다 읽었다. 부담 없는 내용에 술술 읽히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는 마음이 힘들 때,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을 때 읽으면 좋다고 해서 읽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의 뭐랄까.. 변곡점에 서 있는 느낌이다. 특히 학교와 직장이라는 울타리 없이 처음 지내보는 시간이기에 더 그랬다. 그래서 한창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조건 쉴틈없이 돈을 많이 벌면서 사는 삶이 가치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특히 쉴틈없이 달려온 일상 때문에 번아웃도 많이 온 상태였기 때문에.
책의 내용 중 제목과 같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내용이 가장 인상깊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이 이야기에선 다음과 같은 교훈이 있다.
- 사람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측은지심.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타인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 사람이 가지지 못한 것(알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 미래. 당장 언제 죽을지조차, 당장 이따가 무슨 일이 생길지조차 모르는 것이 사람이다. 항상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데도 인간들은 그걸 모르고 늘 계획을 세운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사랑. 특히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산다.
이렇듯 모든 사람은 그들이 자신을 돌보고 앞날을 계획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사랑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 책 속에서
바로 사람은 '사랑' 으로 산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행태를 보면 사랑으로 산다는 게 잘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역시 사랑으로 사는 것은 맞는 듯 하다. 이게 뭐 로맨틱한 연인에 대한 사랑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사랑, 내 일에 대한 사랑, 나의 하루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삶은 죽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로 보인다.
왜냐하면 정말 바빠서 자신과 주변을 돌볼 틈이 없는 사람이나 사랑은 느껴보지 못하고 매일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나사가 빠져서 반쯤 죽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랑' 을 하기 시작하고, 나 자신을 아끼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끼고, 남을 배려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해서 몰두하는 사람들은 정말 말 그대로 "살아 있다".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사랑하고 뜻깊은 하루를 보내고, 그에 감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해 보았다. 나는 말로는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왜 완벽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자책하는가? 그리고 항상 완벽하고 알찬 하루를 보내야만이 나의 하루를 사랑하는 것일까? 물론 해야할 일들을 착착 끝내는 하루를 보내면 내 자신이 뿌듯하고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다. 이로써 나에 대한 사랑이 생겨나는 것도 맞다.
하지만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 게 인생이고 그러니 잘 못했다고 해도 괜찮다! 이걸 받아들여야만 한다. 잘 못한 이유가 나 때문이라 할지라도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니 어느 정도는 눈감아 주는 사랑이 필요하다. 너무 자신을 옥죄진 말자. 한 번 뿐인 인생인데 그렇게 자신을 옭아매고 살면 죽는 그 순간에 나는 행복할까? 오늘 하루도 계획적으로 할 일 다 끝내서 행복하다고 할까? 난 잘 모르겠다. 오히려 나를, 누군가를, 어떤 대상을 열렬히 사랑했기에 나는 살아 있었다고 하지 않을까.
지금 내가 나의 하루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랑하는 취미, 내가 사랑하는 일, 내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들을 해보자. 그런 대상이 나에게는 무엇일까? 매일 매일을 내가 생각만 해도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생각으로 두근댄다면 아침에 일어나기도 쉬워질 것이고 나 또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을 바쳐서라도 이루고 싶은 것들을 이뤄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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