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장편소설, 나무옆의자(2021)
소설책을 정말 오랫만에 읽어보는데, 너무 재밌고 술술 읽히는 책이라 금방 읽어버린 책이다. 몰입감 또한 높아 앉은 자리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다. 이 책 ‘불편한 편의점’은 김호연님의 장편소설로, 베스트셀러라서 한번 읽어보았는데 내용이 참 따뜻해서 우리의 이웃,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
[불편한 편의점 간략 줄거리]
이 책의 이야기는 ‘불편한 편의점’의 사장님인 염 여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염 여사는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정년퇴임했고, 남편의 유산으로 청파동의 ALWAYS라는 편의점을 운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편의점이 너무 많고 경쟁도 치열해 매출이 적어 장사를 접을 법도 했다.
하지만 염 여사는 자신은 교직원 연금으로 생계 유지가 되니, 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장사를 접지 않기로 한다. 오전 알바인 염 여사의 친구이기도 한 선숙, 오후 알바인 취업준비생 시현, 그리고 야간 알바를 하며 재취업 준비중인 성필 아저씨. 이 세 사람은 모두 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여 나오는 돈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염 여사가 서울역에서 자신의 귀중품이 들어 있는 파우치를 잃어버리는 것부터 시작된다. KTX를 타고 한창 가던 중 파우치가 없어진 것을 안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파우치 안 수첩에 적어 놓은 자신의 전화번호로 누군가가 전화를 해서 자신이 파우치를 갖고 있다고 말해준다. 염 여사는 곧바로 다음 역에서 내려 다시 서울역으로 향한다.
하지만 서울역에 도착했을 때 자신의 파우치를 들고 있는 사람은 바로 서울역의 한 노숙자였다. 엄청난 냄새에 흉측한 몰골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쉽지 않았지만 자신의 파우치를 지켜 준 이 노숙자를 위해 염 여사는 사례를 하기로 한다. 이렇게 남을 위하는 작은 마음 하나가 이 따뜻한 스토리의 시작이었다.
노숙자는 가장 좋아하는 것이 편의점에서 파는 산해진미 도시락이라고 했다. 염 여사는 자신이 편의점을 운영하니, 와서 도시락을 매일 먹어도 좋다고 한다. 노숙자는 양심상 매일 폐기 도시락 하나씩만을 먹었고 야외 테이블까지 깨끗이 청소하고 간다. 이 노숙자가 그동안 계속 좋은 인상을 주었기에, 야간 알바 자리가 비자 염 여사는 이 노숙자에게 야간 알바를 맡는 게 어떻겠냐고 한다.
깨끗이 씻고, 편의점에서 일을 하며 노숙자 ‘독고’ 씨는 점차 사회화가 되어간다. 말투도 엄청 어눌하고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해 진상 손님과 싸울 뻔도 하지만 편의점 생활에 잘 적응해간다. 그리고 하나씩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편의점 직원들과 단골 손님들에게 전문적인 상담은 아니더라도 진솔한 말들로 상처를 보듬어주고, 해결 방법을 제시해준다. 이런 덩치 큰 곰탱이 같은 독고 씨를 처음엔 다들 부담스러워하지만, 그의 말을 듣고 정말로 해결되는 것에 놀라워한다.
책을 읽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재밌게 읽은 분들이라면 이 책도 즐겁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는 공간이 나미야 잡화점에서 편의점으로 바뀐 느낌이랄까? ㅎㅎ)
이 책에는 가족과의 불화를 겪는 우리 이웃들의 사례가 자주 소개된다. 편의점 사장인 염 여사, 오전 알바인 선숙씨, 단골 손님인 경만 아저씨도 가족과의 불화가 있다. 사실 현대인들 중에선 가족과의 불화를 겪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래서 ‘가족은 오히려 멀리 떨어져 지내면 좋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면 가족과의 불화는 가족이니까, 막 대해도 된다고 해서 그런 것 아닐까? 가족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선을 지키는 것은 꼭 필요하다. 책에서 선숙씨가 아들과 다투는 것을 독고 씨가 위로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선숙 씨는 대기업까지 갔으면서 직장을 때려치고 집에서 게임만 하며 백수로 있는 아들을 굉장히 못마땅해한다. 아들을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났고 생각만 해도 답답했다. 숨겨왔던 이야기를 독고 씨에게 말하면서, 독고 씨가 ‘들어주면 풀린다’고 하자 그제서야 자신이 항상 아들을 무시해왔던 게 문제였음을 깨닫는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특히 가족 이야기가 나올 때는 공감도 되고 눈물도 났던 거 같다. 우리 삶은 혼자서만 잘 산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 주변의 가족, 이웃들과 함께함으로써 얻는 행복들이 많다. 이 책에서는 이런 메세지를 잘 전달해준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 책 속에서 (p.252)
나도 대학생 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잠깐 해봤어서 그런지, 편의점은 내게 친숙한 장소이다. 그래서 더 재밌게 이 책을 읽었던 거 같다. ㅎㅎ
힘든 시국에 이웃 간의 정이 사라져가는 요즘, 다른 사람에게 너무 날을 세우고 대하기보다는 친절하게 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추천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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