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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방법 알아가기, <빈틈의 위로>를 읽고

Everly. 2025. 1. 5. 19:01

오랫만에 서평을 남겨본다.

이 책은 이전 2024년 회고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작년 한 해 동안 개인적인 슬럼프를 겪었는데, 그 시기에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책이기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빈틈의 위로
 - 김지용, 강다솜, 서미준, 김태술 지음 / 아몬드 (2024) 

2024.10.27 완독

 

이 책은 정신과 의사 김지용과 MBC 아나운서 강다솜, MBC 라디오 PD 서미란, 전직 농구 선수 김태술이 함께 쓴 책으로, 이전에 번아웃을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쉬운 언어로 써내려간 책이다. (3일 만에 다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강다솜 아나운서가 쓴 부분이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다. 일반 회사원이라면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할 포인트가 많을 듯.)

 


 

그동안 번아웃이나 무기력증이 오면 그냥 많이 자면 해결되겠지, 여행 다녀오면 해결되겠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유튜브로 여러 무기력증/우울증에 대한 해결법을 찾아보다 발견한 책인데 이런 책을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인상깊게 읽었다.

공통되는 해결법은 바로, ‘빈틈’ 을 가지라는 것. 너무 일과 의무감에 잠식되는 게 아니라 숨쉴 수 있는 구멍인 ‘취미’를 만들고, 나를 지키기 위해 때로는 모든걸 다 잘하려는 게 아니라 ‘거절’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못하는 건 못한다고 인정도 하고!)

 

사실 알고 있었다. 이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다만 몸이 무겁고 마음이 처지니 모른 척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가만히 둘러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내가 꿈꾸는 나무처럼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무엇에 의지하고 있을까? 그저 타고난 성격 외에도, 삶에 다른 부분이 있지 않을까? 찬찬히 살펴보니 보였다. 그들에게는 모두 자기만의 꽃밭이 있었다. 그들은 시간을 내어 잠시 일상에서 한발 물러나 그 꽃밭을 가꿨다. 
꼭 생산성 있거나 쓸모 있어 보이는 일이 아니더라도 자기만의 꽃밭을 공들여 가꾸는 그 활동이 자신을 아껴주고 충전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그들을 지켜보며 깨달았다.
 -p.99

 

진료실에서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해 공허한 마음들이 진료실 안을 가득 메운다.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어야만 제 존재를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요.”
- P.50

 

“쓸모 있는”, “생산성 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강박이 나에겐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21년 취업준비를 한 이후 이제 더 이상 ‘학생’이 아니기에, 그냥 일반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돈’이 필요했다. 

나는 예전부터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진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쉬는 게’ 무엇인지를 몰랐고, 이게 왜 중요한 것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냥 잠을 푹 자면 낫는 거 아닌가? 쉬는 게 왜 중요하지? 돈을 많이 버는 게 가장 중요한 거 아닌가?

 

그런데 아니었다. 제대로 쉬지 않으니 몸 속의 염증은 피부질환으로, 피곤함으로, 체력 저하 등으로 발현되었다. 그때 다 극복한 줄 알았지만 2024년인 지금도 번아웃으로 고생할 때면 그대로 피부 트러블과 무기력함으로 나타나니, 내 몸은 이러한 신호로 내가 지금 힘든 상황에 있음을 알리려는 것 같다.

 

올해 초에 들어서야 나는 ‘잘 쉬는 것’이 취미를 갖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꼭 돈을 버는 데 시간을 쓰는 게 아니더라도, 돈을 쓰는 활동이라도 내가 몰입할 수 있고 내가 즐거울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갈수록 깨닫고 있다. 생각해보니 지난해 상반기 무기력증에 빠지게 되면서 유튜브를 참 많이도 보게 됐는데, 보면서 마음 진정(위로)를 받고 편하게 볼 수 있던 채널이 유우키의 일본 일상 유튜브와 원지의 자취 일상이었던 것 같다.

 

요즘은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남들의 시선과 남들이 나에게 생각 없이 던지는 말들에 휘청거리지 않고 자신만의 주관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나는 옛날부터 다른 사람들의 말에 일일이 반박하기보단 그냥 맞춰줬던 적이 많아서 더욱 그렇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럴 수 없도록 단호함을 갖고 싶고 상황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나는 나를 더 잘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다양하게 도전해볼 것이다. 그게 나를 더 사랑하고 멘탈을 지킬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들로부터 위로받을 수 있음을 우리는 자주 잊고 산다.
- 추천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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