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s Ever, Data Chronicles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삶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본문
작년 하반기 이후로 나에게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내 몸 가꾸기’의 중요성을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실 건강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모자랄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크게 없었던 때에도 내 나름대로 잠이 부족하면 보충하고, 채소도 좀 먹으려고 노력하고, 운동도 자주는 못 했지만 많이 걸으려 노력했었다.
그런 나에게 작년 10월에 찍은 건강검진에서 ‘마른 비만’ 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6살인데도 인바디를 찍은 게 생애 두 번째였으니 얼마나 내 몸에 신경을 안 썼는지 보이지 않는가? ㅎ..) 암튼 BMI 상으로는 정상인데 체지방률이 너무 높았다. 사실 예견된(?) 결과였긴 하다. 직장인으로 살면서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조금씩 과자들을 먹고, 운동을 하기보다는 늘어져 있었으니까. 때마침 나는 목표를 정해 달리고 싶었기에 ‘이전보다 더 나은 체력’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즉, 근육량은 늘리고, 체지방량은 줄이자는 것!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꽤 어려웠다. 그냥 시간을 내서 운동만 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먹는 것도 신경써야 하고, 운동을 아무리 해도 근육은 잘 안 늘었다. 게다가 매일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점차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풍경이 바뀌면서 유산소를 할 수 있는 조깅을 많이 하게 되고, 또 일상 생활 속에서 몸을 더 움직이기 위해 배달보단 직접 가서 포장해오는 식으로 삶이 변화했다. 직장인으로 살면서 잠을 컨트롤하는 것도 참 힘든 일이었다. 일이 많은 것은 내가 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어떨 땐 일주일 내내 야근을 하면서 주말에 몰아서 자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해지는 것도 스스로 컨트롤하기 참 힘들었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정희원 교수 지음, 더퀘스트(2023)
이 책은 ‘가속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 기대수명이 100세, 120세까지 늘어난 지금 무엇보다도 남은 생을 천천히 그리고 건강하게 늙어야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최근 20-30대들을 보면 ‘오늘만 산다’(YOLO; 욜로) 처럼 보일 만큼 맵고 짜고 단 음식을 즐겨 먹고, 운동을 안 하고, 야행성이라 잠이 부족하고, 우울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이렇게 되면 빠르게 늙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건강하고 천천히 나이들기 위한 방법을 노년내과 전문의인 저자의 시선에서 차분하게 알려주고 있다.
역시 튜닝의 끝은 순정인가 (부제: 조금 더 불편해지자)
초반에,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몸은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자본주의의 편안함이 노화를 앞당긴다는 것.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움직이는 방법이 있는데도 근육을 사용해 움직이는 것을 ‘손해를 보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 p.90
우리의 몸과 마음엔 탄성이 있어서 한두번 비틀어지면 다시 원상복구가 쉽지만, 비틀어진 채로 20년, 30년을 유지하면 그 상태로 굳는다고 한다. 그만큼 평소에 바른 자세로 있기, 바른 생활하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는 힘든 일, 귀찮은 일을 돈을 써서 해결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게 배달, 택시, 청소 등 몸을 쓰는 일들이다. 일부러라도 귀찮게 몸을 움직여야 건강할 수 있다. 약간의 불편과 따분함을 느낀다면 자신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자극적인 것보다, 담백한 것이 최고란 말과 일맥상통한다. (역시 튜닝의 끝은 순정인가..! 뭐니뭐니해도 담백하고 자극 없는 오리지널이 좋다.)
개인적으로도 도파민 자극원 목록을 만들면서 일상에서 술과 커피를 줄였고 스마트폰을 덜 사용했으며 단순당, 정제곡물, 초가공식품을 덜어냈다. 그렇게 생겨난 물리적, 정신적 틈새에 이 책의 뒤에서 살펴볼 일상의 활동들을 채웠다. 그렇게 약간의 불편과 따분함을 3개월 이상 일상생활에서 실천한 결과 이전에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고 편안하게 호흡과 자세에 집중하면서 뇌가 조금씩 회복되었다.
- p.38
요즘은 쾌락이 넘쳐나는 시대고, 조금이라도 불편한 건 없애주는 대신 돈을 받는 서비스가 너무 많다. 이렇게 편리하고 눈만 뜨면 곳곳에서 재밌는 게 넘쳐나는데 (ex.유튜브) 쉽게 중독될 수 있다. 사람들은 더더욱 생각을 안 하고 몸을 안 움직인다. → 그래서 고차원적인, 복잡한 생각을 하고 & 몸을 건강히 움직이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큰 가치이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4가지 주요 도메인, 4M
이 책에서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4가지를 제시한다.
- Mobility (이동성): 몸 건강
- Mentation : 마음 건강
- Medical Issues : 건강과 질병
- What Matters : 나에게 중요한 것
쉽게 말하자면 신체활동 / 마음건강 / 식습관 / 삶의 목표 세우기를 이야기한다. 어느 한 가지만 충족되는 게 아니라, 4가지 모두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책에서 했던 말 중 재밌던 것이, “더 편하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미래에 더 많은 고통을 얻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고통의 정도는 정해져 있기에, 지금 편하고 안 움직이면 미래에 다 고통으로 되돌아온다는 것. 반대로 지금 헬스장에서 고통스럽게 땀을 흘리면, 미래에 느끼는 고통은 줄어든다는 거다.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몸 건강’ 부분이다. 근육 1kg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의사인 저자가 생각하는 가치는, 놀랍게도 1kg 당 400~6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노년일 때 근육이 감소함으로써 발생하는 병원비를 생각하면 그 정도 될 거라고. (나는 운동을 시작하고 1.5Kg 근육이 늘었으니 몇백은 번 셈이다.)
운동은 1주일에 중강도의 강도로 최소 2시간 30분 이상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사실 많이, 자주, 열심히(강도 높게) 하는 게 가장 BEST이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나처럼 체중은 정상(혹은 저체중)이지만 근육량이 현저히 적은 경우가 많아서 이들에게 근력운동은 더더욱 필수적이다. 일반인이라면 초반엔 자주 운동해서 전반적인 근육을 발달시키되, 그 이후엔 주1-2회만 운동해도 괜찮다고 한다.
마무리
여러 측면에서 건강해지기 위한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다. 건강을 챙긴다는 게, 그저 적게 먹고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음 근력도 챙기고 풍부한 영양소를 먹는 등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기존에 이미 알고 있는 건강 관련 지식에 대한 팩트체크도 이 책에서 다루고 있어 유용했다.
요즘 어떻게 건강하게 살아야 하나 관심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나에게 뭘 먹일지 고민하고, 어떤 신체활동을 할까 고민하고 있다. 최근엔 ‘모닝 루틴’을 어떻게 세울까 고민하고 있다. 평일은 출근을 해야 하니 어느 정도 자리잡혀 있는데, 쉬는 날은 하루의 시작을 자꾸 핸드폰을 보며 시작하게 되어서 그런 날은 집중력도 생산성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기에 쉬는날 전용 모닝루틴을 세워보려 하고 있다.
건강한 삶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해준 책이라 너무 감사히 잘 읽었다. 유튜브로도 저자가 출연한 영상이 많은 것 같은데, 건강에 관심 많은 분이라면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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