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보문고를 참 좋아한다. 딱히 살 책이 없는데도, 들어가면 아늑해지는 서점의 분위기가 좋아 자주 들르게 된다. 이 책은 어느 날 갔던 교보문고에서 처음 마주하게 된 책이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요즘은 이런 자기계발서가 유행이군’ 생각하다 그냥 넘어갔는데, 회사 사내 도서관에서 이 책을 또 마주하게 되어 책을 빌려 읽어 보게 되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심리학과 관련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현대인들이 너무 이곳 저곳에 신경쓸 일이 많고 남과 비교를 자주 하게 되다 보니 겪는 스트레스와, 어떻게 하면 신경을 끌 수 있나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인생”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책이었다.
책을 한번 다 읽어 보니 내용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주요 내용은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인생은 원래 고통이 맞다. 항상 행복할 수는 없으며, 문제로 가득한 인생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행복이다.
2.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신경을 끄자. 그것이 ‘신경 끄기의 기술’ 이다.
신경 끄기의 기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 마크 맨슨 지음, 갤리온(2022)
솔직하게 말하면 이 책을 읽긴 읽었는데 리뷰를 뭐라고 정리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내 느낌대로 리뷰를 적어본다면, 이 책의 제목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긴 한데 진짜로 신경을 끄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용이 나와 있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듯 이 책의 중심 내용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에 집중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읽으면 딱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보통 남들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기에 자신의 삶이 불만족스럽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기가 어렵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것을 멈추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내가 과거에 그랬기 때문이다.
솔직한 감상평을 쓰자면 이 책의 내용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과거의 내가 읽었더라면 크게 와닿았을 것 같다. 그만큼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보다 성장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나도 꽤나 내 인생에 불만이 많았고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한 적이 많았다. 그때 당시의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큰 노력 없이 뭔가를 얻고 싶었던 것 같다. 또 인생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서 고통 없이 살기를 원했고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그게 사실이 아니라 추측일지라도)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정말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그것이 가치있는 것이라면 말이다. 또한 고통이라는 게 굳이 그렇게 피해야만 하는 것이었나? 싶기도 하다. 고통을 겪고 난 이후에 내가 더욱 얻는 게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고통을 굳이 피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맞서고 싶다. 이런 점에서 멘탈이 많이 강해진 것 같다.
최근의 내가 푹 빠져 있는 것이 있다면 ‘미니멀 라이프’ 이다. 사실 미니멀 라이프는 2015년쯤에 엄청 유행했었다고 하는데, 이 때의 나는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전혀 몰랐었다.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부터이다.
나는 자취를 시작한 지 약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물건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던 이전과는 달리 요즘은 물건을 적게 소유할수록 좋다는 생각이 크다. 그래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전부 당근마켓에 팔거나 나눔을 했고, 뿐만 아니라 소비도 크게 줄여나가고 있다. 이전에는 대량으로 구입을 해서 집에 쟁여 놓기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러지 않는다. 1+1 상품보다는 30% 할인 제품을 선호한다. 어차피 요즘 시대에 사고 싶은 물건은 당장 내일이라도 바로 배송이 되는 시대니까 굳이 쌓아놓고 살지 않는다.
나는 공간이 개인에게 주는 힘이 크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최근 새로운 자취방으로 이사할 때에도 천장이 높고, 햇빛이 잘 들어오는 지금의 집을 선택했다. 그리고 미니멀 라이프 실천을 위해 물건은 필요한 것만 들여놓았고, 가구도 몇 개 없다. 이사한 지 한달이 지난 지금, 이 집을 고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몇 개 없는 물건에 더 집중하게 되고 깨끗하게 생활하다 보니 좋은 점이 더 많아졌다. 정신적으로도 더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나중에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봐야겠다!)
이 책에서도 말한다. ‘신경 끄기의 기술’ 이란, 자신에게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신경을 끄는 것이라고. 나는 이 말의 맥락이 미니멀 라이프의 가치와 딱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무시해도 좋을 가치가 나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무시해도 좋은 가치는 이런 것들이다. 쾌락, 물질적 성공, ‘나는 다 안다’는 태도, 무한 긍정 등. 반대로 가장 중요한 가치 5가지는 다음과 같다.
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가치였기에 놀라웠다. 그리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일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이었다. 이 포스팅을 읽고 있는 분들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일지를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과감 없이 자신의 치부를 책에 담을 수 있는 저자의 배짱도 부럽다(ㅎㅎ). 인생이 불행하게 느껴질 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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