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s Ever, Data Chronicles
2024년을 마무리하며 본문
정말 오랫만에 블로그에 들렀다.
취준 기간이었던 2022년 처음 개설했던 블로그인데, 어느덧 경력 만 2년이 지난 3년차 직장인이 되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회사에서 여러 프로젝트도 경험해 보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운동을 시작하고, 식습관이 바뀌고, 새로운 취미 생활도 경험해 보는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ㅎㅎ
그리고 2024년, 올해는 블로그에 자주 오지 못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올해는 정말 길었던 슬럼프를 겪었던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자존감도 건강하지 못했던 것 같고,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환경도 이번엔 좋지 못했었다.
그래도 올해 말 들어서 이것 저것 새롭게 시작한 것들 & 변화한 것들이 있어서, 오늘은 근황도 전해볼 겸 이렇게 포스팅을 쓴다.
오랫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보니 약간 폐허(?) 처럼ㅋㅋㅋ 새로운 글이 너무 없어서.. 앞으로는 시간을 정해서라도 꾸준하게 포스팅을 올려볼 생각이다.
슬럼프의 계기와 근황
앞서 너무 힘든 한 해였다고 했는데, 특히 올해 상반기가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24년 첫 시작을 2월 삿포로 여행을 즐겁게 시작하면서 예감이 좋았다. 하지만 3월이 시작되고 나서~여름까지 많이 힘든 나날이었다.
우선 나의 직무가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던 것이 가장 혼란스러웠다. 대학생 때부터 줄곧 '데이터 분석가' 가 되고 싶었고, 인턴뿐만 아니라 취업도 분석가 포지션이었는데 현재의 회사에서는 데이터를 다루는 직무로 분석가가 불필요했다. 회사 특성상 여전히 사업부의 '감' 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고 나는 데이터를 만지는 팀에 있었기에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해주거나 보기 쉽게 대시보드로 만드는 역할 뿐이었다. (한 마디로 '지원 부서' 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회사에선 분석가보단 데이터를 관리하는 엔지니어가 더 필요했고, 데이터 엔지니어로 직무를 변경해 약 1년 동안 업무를 진행했다.
그런데.. 아직 주니어인 나는 보고 배울 수 있는 사수 또는 시니어 엔지니어가 필요했는데 현재의 팀에는 그런 사람이 부재했다. 다들 비슷한 나이대에 비슷한 경력이었고, 나는 항상 업무를 누군가와 같이 하는 게 아니라 혼자서 하게 되었다. 이렇게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실무뿐 아니라 사업부와의 프로젝트에서 PM의 역할까지 감당하게 되었다. 솔직히 일을 잘 못하지는 않았는데, 경험이 없으니까 서툴고,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부재했다. 그러니까 내가 스스로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할 수가 없어졌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주니어가 있다면, 꼭 사수나 시니어가 있는 곳에서 성장하길 바란다. 주니어는 확실히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연차가 있는 경우는 불필요하겠지만, 2년 미만의 경력이라면..)
이런 시간이 너무 길어지며 내 자존감에도 악영향을 미쳤고 무기력해진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이 때를 되돌아보면 주말에도 아무 것도 안 하고 멍하게 있는 시간도 길었던 것 같다. 힘들 때마다 연차를 쓰고 놀러 다니기도 했는데, 그것도 근본적인 상처가 해결된 게 아니라서 쉬는 건 물론 좋았지만 무기력을 이겨내진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9월 들어서는 타임트래커 쓰기를 도전하면서 아예 관리가 안 되고 낭비되던 시간을 눈으로 보면서 시간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 관리를 통해서 쓸데없이 유튜브를 보는 시간을 잡아내 이 시간을 요가 가는 시간이나 일찍 씻고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으로 대체하면서 부족했던 수면을 좀 더 보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운동과 식습관 관리 (feat. 여드름 피부)
올해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달라진 게 있다면 바로 '식습관' 을 꼽을 수 있겠다. 건강 관리는 작년 말부터 올해 내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던 영역이다.
운동은 필라테스로 시작해서 헬스, 러닝을 진행했다. 필라테스는 약 9개월, 헬스장은 1년권을 끊어서 다녔고 러닝은 날씨가 좋았던 봄과 가을에 자주 다녔다. 특히 올해 봄에는 친한 친구와 제주도에 가서 한라산을 올랐던 기억이 있는데 일요일 아침부터 진짜 뿌듯하고 재밌었던 기억이다.
올해 여름이 진짜 무척이나 찌는 듯한 더위였는데, 더위를 먹어서인지(?) 9개월 동안 잘 다니고 있던 필라테스를 이 때를 기점으로 그만 두었다. 원래 좀 유연성이 많은 편이라 필라테스를 하고 나면 몸이 개운해지고 근력이 키워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회사 내의 자존감 이슈와 겹치기 때문이었을까? 언젠가부터 필라테스를 하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몸이 힘들어져서 한 달 정도는 운동을 쉬었다. 그러다 8월 말부터 새롭게 시작한 운동이 바로 요가다. 필라테스와 비슷하지만 살짝 다른데, 특히 마음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던 지난 나날들에 고요한 요가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위로 받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주 2회에서 주 3회로 늘려서 갈 만큼 굉장히 재밌게 다니고 있다.
그리고... 원래부터도 피부가 막 너무 좋다! 이렇진 않았지만, 그래도 안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부터 뒤집어지는 경향이 있다. 9월~10월에 피부 뒤집어짐이 피크를 찍어서 양 볼이 여드름으로 뒤덮였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 하나 생겼다. 진짜 이 피부를 복구해보겠다고 생전 가지도 않던 피부과도 다니며 약도 먹고, 지연성 알러지 검사까지 했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게도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땅콩, 아몬드를 아예 먹으면 안 되는 수준으로 나왔다. (ㅠㅠ) 당시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그릭 요거트와 빵이어서 하루에 1번 이상은 무조건 먹었는데... 검사결과가 나온 직후 지금까지 요거트에는 입도 안 대고, 라떼에 들어가는 우유조차 안 먹겠다고 커피도 주 2회로 줄이기까지 했다. 다행히(?) 밀가루는 우유보다는 나아서 주 1~2회 정도는 빵을 맛있게 먹었다. 처음엔 진짜 힘들었는데 일주일 정도만 참으니까 또 괜찮아지더라.
그리고 맨날 먹는 가공식품을 못 먹으니까 새로운 음식들에 눈을 뜨게 된 점도 뜻밖의 수확이었다. 원래 해산물을 아예 못먹는데 이젠 해산물의 맛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고, 기피대상이던 야채가 가득한 샤브샤브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 리스트에 당당히 들어가게 되었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라워하며 저번 달부터는 직접 집밥 요리도 해먹고 있다!
12월 들어서의 새로운 변화
쓰다 보니까 이 포스팅이 꽤나 길어지고 있다.
그래도 이번 달 들어서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가 몇 가지 생겼다.
1. 직무와 팀 이동
내가 하고 싶었던, 데이터 분석에 가까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회사 내에서 팀과 직무를 변경하게 되었다. 그 동안 마케팅 도메인에서 데이터 관리를 하고 있다 보니, 아예 마케팅 사업부로 팀을 변경해서 여기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CRM 성격의 업무를 맡게 되었다. 직무는 데이터 분석가이자 전략가로 새로 바뀌었다. 우리 회사에서는 아직 고객에 대한 데이터는 뜯어 본 적이 없어서 나름 회사에서 최초로(?) 새로운 영역의 업무를 시작하는 셈이다. 새롭게 바뀐 팀에 팀장님이 새로 오시고, 현재 팀의 팀장님이 직무 이동을 제안해주셔서 가게 되었는데, 아직 팀원도 적고 안 파본 데이터가 많아서 하루하루 머리를 싸매고 있긴 하지만...!(ㅋㅋ) 그래도 업무는 한 달 정도 지나면 적응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팀에서 하고 있는 멤버십 분석이라거나 고객 세그먼트 분석은 정리해서 블로그에도 차차 올려보려고 한다. (밑밥 깔기 ^_^)
2. 피부 안정화
그동안의 식습관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점점 양볼에 가득했던 여드름이 많이 줄어들었다. 아직도 여드름 흉이 남아 있긴 하지만 처음에 비하면 정말 많이 괜찮아졌다!
피부가 안 좋아지면 가장 슬픈 것은 대인기피증이 생긴다는 점이다. 사람을 만나기가 싫어지고 누구를 만나도 내 피부만 보는 것만 같아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게 된다. (ㅠ_ㅠ) 그래도 이젠 많이 좋아져서 머리도 새롭게 바꾸고 (CS컬펌) 외모를 꾸미는 게 이전보다 즐거워졌다.
3. 마음가짐 변화
돌이켜보면 올해는 슬럼프 기간이 길어서였는지 독서를 많이 하지 못했다. 독서를 했더라도 서평을 많이 남기지도 못했고... 연말이 되니까 또 독서 뽐뿌가 오고 있어서 책을 이전보다 자주 읽고 있다. 그동안에는 읽기 쉬웠던 에세이류에만 손이 자주 갔는데, 이제는 좀 더 경제와 관련한 책, 소설 등을 더 읽어보려고 한다.
또 그동안은 무기력해서 내 삶에 대한 적극성을 많이 잃어버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사도 얼른 가야 하는데 집 찾아보는 것도 그냥 귀찮아서 안 하고, 청소도 잘 안 하게 되고..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업무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말 한마디 꺼내는 것조차 좀 두려워질 만큼 성격이 내성적으로 변했다. 정말 속상한 일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좀 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새로운 영역의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으니 데이터 전략과 관련한 공부도 시작하려 한다. 이 내용도 블로그에 포스팅할 예정이다!
항상 삶이 좋을 수만도 없고 나쁠 수만도 없다고 생각한다. 기나긴 슬럼프의 시간이 지났으니 오히려 다시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는 시간이 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은 더욱 즐거운 일만 가득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모두들, 2024년 고생하셨고, 2025년도 행복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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