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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읽으면 나만 손해 보는 책, <설득의 심리학 1>

Everly. 2022. 5. 11. 17:42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스테디셀러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경영학원론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추천을 해 주셔서 알게 되었는데, 그저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해서 어떻게 설득을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이 책을 안 읽어서 그동안 인생 손해보면서 살았다”. 이 한 마디로도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가?

왜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인지를 알 수 있을 만큼 책의 내용이 정말 좋다.

(특히 영업이나 마케팅 직무로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경제학의 원리에 따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데, 사실은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바보같이 행동하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인간의 심리 기제를 알고, 이 책에서 나온 설득의 기술을 이용한다면, 상대를 기분나쁘게 하지 않고(심지어 기분이 좋아지게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설득의 심리학 ①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21세기북스(2009) / 2020년 최신판

2022.05.10 완독

 

문명의 발전은 인간이 의식적인 사고 없이 자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이 늘어나면서 이뤄진다.
-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저자는 ‘설득의 기술’을 ‘누르면, 작동한다’ 의 원리라고 이야기한다.

즉, 어떤 행동을 하면, 인간은 자연스럽게(무의식적으로) 그에 따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은 복잡한 현대 사회로 오면서부터 더 심해지고 있다. 현대 사회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미래가 예측되지 않으며,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주어진 수많은 정보를 갖고 어떤 대상을 평가하기보다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 특징만 보고 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다. 그것이 수많은 선택(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오늘날의 우리가 가장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에선 6가지 설득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각각은 '상호성의 원칙', '일관성의 원칙', '사회적 증거의 원칙', '호감의 원칙', '권위의 원칙', 그리고 '희귀성의 원칙' 이다.

그냥 이 단어만 들어도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살짝 될 만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쓰이는 설득의 기법들이다. (특히 광고나 영업사원들이 쓰는 걸 많이 봤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기술은 [Part 3. 일관성의 원칙] 이었다. 진짜 영업의 정수랄까? 자신이 그리 큰 요구를 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일관성의 원칙에 따라 직접적으로 헌신까지 하다니! 나 또한 그런 적이 많은 것 같아 ‘나도 영업당했던 건가..’ 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최근 헬스장을 알아보고 있는데, 그래서 대부분의 헬스장이 일부러 가격을 적어놓지 않고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게 하는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은 쉽게 얻으면 가치가 없다고 느끼니까 말이다. 

 

또 처음엔 정말 저렴하게 줄 것 같이 하면서, 나중에 가선 옵션이다 뭐다 하면서 돈 더 받는 것도... 직접 당하면 정말 짜증나지만 살 수밖에 없는 게 그동안 들인 시간이 너무 아깝기 때문일 것이다.

또 여러 기업들이 리뷰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ex. 올리브영)도 다른 고객들이 참고하기 때문도 있지만, 직접 좋은 평가를 쓰면서 나도모르게 이 제품, 기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거액의 돈까지 들여가면서 협찬을 해주고, 리뷰를 써 달라고 하는 기업의 속마음을 이제 깨닫게 되었다.

 

올리브영 리뷰 작성 페이지 (출처: 채널CJ)

 

저자는 심리학과 교수이면서도 이런 설득의 기법을 알아보기 위해 몰래 잠입해 위장취업(?) 까지 하면서, 현실에서 설득의 대가들이 어떤 수법으로 설득을 하는지를 알아내 이 책에 담았다. 그래서 더 책이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들려주는 설득의 비법과 여러 일화, 실험 내용들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

 


설득의 무기

재밌는 내용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재밌었던 것 2가지를 꼽자면 '왜냐하면' 사용하기와 '대조 원리' 이다.

 

'왜냐하면' 사용하기

첫번째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왜냐하면' 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면 그에 따른 타당한 이유가 있겠지 싶어, 왜냐하면 뒤에 나오는 말은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도서관 복사기 앞에 긴 줄을 서 있는 학생들에게 가서, 가장 첫 번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는 실험을 했다.

"죄송하지만, 제가 복사기를 먼저 사용해도 될까요? 왜냐하면 제가 복사를 해야 하거든요."

 

아니, 여기 온 사람들 중에 복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어디 있나? 다 복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했는데도 93%가 승낙을 했다는 게 너무 웃기다 😁

 

대조 원리

이것도 정말 재밌었다. 대조원리란 두번째 대상이 첫 번째 대상과 차이가 심한 경우, 그 차이가 실제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는 이론이다.

 

이를 이용하는 경우는 정말 많은데, 흔히 우리가 집을 얻으러 부동산에 갈 때 부동산업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다.

처음엔 정말 값이나 품질이 떨어지는 최악만 보여주다가, 값이나 품질이 조금 더 높은 것(평범한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 상대적으로 두번째 것이 훨씬 더 좋아보인다. 처음부터 두번째 것부터 보여줬더라면 '음..' 했을 것들인데도! 

이렇게 해서 부동산 계약을 많이 성사시킨다고.

 

또, 어떤 1학년 여대생이 타지로 대학교를 가 걱정되는 부모님께 보낸 편지가 있다. 이거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갑자기 기숙사에 불이 났고, 이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지다가 근처 주유소 남직원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약속하고, 임신을 해버렸다는 내용이다.

아니.. 이거 읽고 '너무 철이 없네.. 어떡하냐..' 라며 심각하게 읽고 있었는데, 맨 마지막이 반전이었다.

 

사실 앞의 내용이 전부 뻥이었던 것이다. 🤣

 

사실 이 여학생은 화학 시험에서 F를 맞아서, 부모님께 혼이 날까 봐 대조 원리를 사용한 것이었다.

이렇게까지 막장으로 살았다고 소설을 쓴 뒤, 사실 이게 거짓말이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것보단 F를 맞은 게 더 나은 거니 용서해 주실 거죠? 라고 말하는게 너무 재밌었다. 

 

그 밑에 저자가 "이 학생은 화학은 F를 맞았을지 몰라도, 심리학에선 A를 받았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게 더 웃겼다는..ㅋㅋㅋ

 

책 내용이 정말 재밌어 보이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론 이런 설득의 수법에 걸려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던 건데 원하게 만드는 설득의 수법...!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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